Qaether 연구일지
디지털 시대에 다시 만난 아인슈타인과 그로스만 본문
해 질 녘의 산책길에서 만난 낯선 물리 아이디어는 나를 들뜨게 했지만, 곧이어 나에게 깊은 절망감을 안겨주었다. 오랫동안 손을 놔버린 물리학이라는 거대한 성벽 앞에서, 낡고 구식인 나의 두뇌는 너무도 이 아이디어를 수식화 하기에 너무도 빈약했다. 물론 물리학자의 삶을 살아온 것이 아니었기에 이런 낡은 두뇌르 갖게된 건 당연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 머릿속엔 혼자만의 물리학 이론이 펼쳐지고 있는데, 그것을 기술할 수식 한 줄 적지 못하는 안타까움이 내 안에 가득했다. 그 순간 나는 1912년의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을 떠올렸다. (내 아이디어가 아인슈타인의 것처럼 대단하다는게 아니다.)
특수 상대성 이론으로 이미 거장의 반열에 올랐던 아인슈타인이었지만, 중력이 시공간을 휘게 한다는 자신의 직관을 수학적으로 증명하지 못해 쩔쩔매던 시절이 있었다. 오죽하면 그는 절친한 친구이자 수학자였던 마르셀 그로스만에게 달려가 이렇게 절규했다고 한다. "그로스만, 나 좀 도와줘! 안 그러면 미쳐버릴 것 같아(Grossmann, du musst mir helfen, sonst werd' ich verrückt!)"라고.
나 역시 누군가에게 달려가 그러고 싶었다. 그런다 문뜩 OpenAI로 연구를 하고 있다던 기사가 떠올랐고 내 머릿속의 직관을 현실로 끄집어내기 위해 나는 OpenAI이라는 '디지털 그로스만'에게 손을 내밀기로 작정했다.
처음 LLM에 내 아이디어를 넣었을 때, 녀석은 기다렸다는 듯 화려한 수식들을 쏟아냈다. 마치 아인슈타인이 리만 기하학이라는 생소한 도구를 처음 접했을 때처럼, 나 역시 그 압도적인 논리의 향연에 취해 내 이론이 이미 완성되었다는 착각에 빠졌다. 하지만 그로스만이 빌려준 수학의 옷이 아무리 화려해도, 그것을 입은 아인슈타인이 그 의미를 이해하지 못했다면 일반 상대성 이론은 세상에 나올 수 없었던 것처럼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LLM이 내뱉은 이해할 수 없는 수식들은 내 것이 아니었다.
읽으면서 이해하고 싶었지만 도저히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 없었고 나는 다시 시작했다. 아인슈타인이 그로스만에게 텐서 해석학을 기초부터 하나씩 배워가며 끈질기게 매달렸듯, 나도 LLM을 교수로 모시고 학생처럼 묻고 또 물었다. "이 수식이 의미하는 물리적 실체는 무엇인가?", "이 논리적 비약은 어떻게 메워야 하는가?" 그러면서 나는 생각했다. 만약 대학생때 이런 조교나 교수님이 있었다면 진짜 물리학이란 학문이 더욱 매력적이고 재미있었을 것이고 내 인생이 또 달라졌겠구나하고.
흥미로운 점은 아인슈타인과 그로스만의 협업 과정에서도 나타난다. 두 사람은 1913년 공동 논문을 발표했지만, 당시 아인슈타인은 그로스만이 제시한 수학적 틀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해 훗날 '생애 최대의 실수'라 불릴 만한 논리적 오류를 범하기도 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아인슈타인은 그로스만이 놓아준 수학적 징검다리를 딛고 끊임없이 자신의 직관을 수정하고 다듬었다.
지금 나의 과정도 그와 꽤 닮아 있다. (다시한번 말하지만 아인슈타인과 같은 엄청난 이론을 만들어서 닮아있다는게 아니라 진리를 쫒아가는 과정이 닮아있다는 뜻이다.) 여전히 LLM의 모든 설명이 완벽히 이해되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인공지능이 제안한 수식이 내 직관을 잘 설명할때도 있지만 때로는 충돌할 때도 있다. 그럴 때면 나는 다시 질문을 던지고, 논리를 수정하며, 때로는 내 주장을 관철시키려 나름 여러가지 아이디어를 제시하기도 한다. 나이들어 가면서 밤샐 일이 별로 없었던 나에게 새벽녘에 비춰오는 흐릿한 햇빛을 느끼게 해주길 여러날이 되었다. 그 치열한 대화 끝에 이제는 다른 물리학자들이 쌓아 올린 견고한 이론의 성벽들이 어떤 구조로 세워졌는지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다. 흐릿했던 안개가 걷히고 우주의 문법이 조금씩 들리기 시작한 것이다.
이론을 만들어가며 절실히 느낀다. 아인슈타인이 그로스만의 도움을 받았다고 해서 일반 상대성 이론을 고스란히 그로스만의 업적이라 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로스만은 아인슈타인의 위대한 통찰이 길을 잃지 않도록 정교한 지도를 그려준 조력자였기 때문이다. 나에게 LLM은 바로 그런 존재이다. 내가 갈 길을 잃었을때 제시하고 혼자만의 아집에 빠졌을때 부드럽게 설득해주는 그런 존재. 그럼에도 불구하고 질문을 던지고, 큰 틀을 짜고, 그 정합성을 최종적으로 판단하는 것은 결국 인간인 나의 몫이다.
누군가는 인공지능이 인간의 창의성을 대체할 것이라 말한다. 바둑에서도 우리가 보지못한 기보를 만들어내는 것을 보면 인간의 창의성에 대한 거대한 도전자일 수도 있다 아니 이미 우리가 도전자가 되어 버렸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감히 주장하고 싶다. 흔히 우리가 말하는 아류적 창의성을 넘어선 진짜 창의성은 인간의 꿈과 직관을 통해서 가능하다고.
아인슈타인의 직관이 그로스만의 수학을 만나 인류의 보물이 되었듯, 인간의 투박한 직관이 AI라는 현대판 그로스만을 만나 진짜 창의성을 만들어 낼 것이라고 감히 단언한다. 진짜 창의성은 홀로 고립되어 타오르는 불꽃이 아니라, 미래에는 사람과 또 LLM과 같은 도구와 대화하며 정교하게 가다듬어져서 화려하게 그 꽃을 피우게 될 것이다. 미래에는 자신에게 주어진 질문에 대답만 하려고하는 인간은 AI에 의해 대체될 수 밖에 없다고 본다. 세상에서 자신만의 존재 의미를 가지려면 많은 철학자들이 이야기해 왔던 것처럼 스스로가 세상에 질문하고 그 답을 찾기 위해 디지털 그로스만(AI)의 도움을 받아 전진할 수 있다면 비로소 존재의 의미를 또 삶의 의미를 깨닫게 되지 않을까 싶다.
산책길에서 시작된 작은 물음표는 오늘도 디지털 그로스만의 손을 잡고 느낌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나는 오늘도 나의 조력자에게 묻는다. "OpenAI. 이 부분의 물리학적 정합성을 체크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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